티스토리 뷰

PER이 약 12배인 삼성전자와 약 30배인 TSMC가 있다면, PER이 낮은 삼성전자가 무조건 더 저평가된 기업일까요?

일반적으로 PER이 낮으면 주가가 기업이익에 비해 저렴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PER은 주가뿐 아니라 기업의 이익 규모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주가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 주가가 상승해도 PER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개선되고 있으며, 주가보다 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면 PER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도체는 성장주일까요, 가치주일까요? 또 같은 반도체 기업인 TSMC는 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높은 PER을 받을까요?

성장주? 가치주?

 

1. PER이란 무엇인가?

PER은 주가수익비율을 뜻합니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몇 배 수준에서 거래되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ER = 주가 ÷ 주당순이익(EPS)

예를 들어 주가가 50,000원이고 주당순이익이 5,000원이라면 PER은 10배입니다.

PER이 낮아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2. 주가보다 기업이익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

예를 들어 주가가 20% 상승했더라도 EPS가 3배 증가하면 PER은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PER이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주가가 하락했거나 기업의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2. 반도체는 성장주이면서 경기민감주다

반도체는 AI, 자율주행, 전기차, 로봇, 클라우드,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술입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 HBM, 서버용 DRAM, 고성능 SSD 등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반도체는 장기 성장성이 높은 산업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경기와 수급에 따라 실적이 크게 움직이는 경기민감 산업이기도 합니다.

  • 반도체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
  • 대규모 설비투자
  • 공급 과잉 가능성
  • 메모리 가격 변화
  • 글로벌 IT 기업의 투자 규모 변화
  • 경기 둔화에 따른 서버·PC·스마트폰 수요 감소

따라서 반도체는 단순히 성장주나 가치주 중 하나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성장산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업황에 따라 이익이 크게 변하는 산업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3.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이 증가하면 PER은 왜 낮아질까?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 고성능 메모리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수요가 늘고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개선되면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증가합니다.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AI 투자 확대 → AI 서버·데이터센터 증가 → HBM·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 → 매출·영업이익 증가 → 순이익·EPS 증가 → 주가보다 EPS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 PER 하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수요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과 서버용 DRAM 수요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입니다.

이때 PER이 낮아졌다고 해서 두 기업을 단순한 전통적 가치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낮은 PER의 원인이 주가 하락이 아니라 이익의 급격한 증가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반도체 이익이 업황 정점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면 주의해야 합니다. 이후 메모리 가격이 하락해 이익과 EPS가 감소하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PER은 다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4.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TSMC의 PER 비교

2026년 9월 중순 확인 자료를 기준으로 한 대략적인 비교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최근 PER예상 PER주요 사업
삼성전자 약 12배 자료원에 따라 차이 메모리·파운드리·모바일·가전
SK하이닉스 자료원에 따라 차이 약 5배 안팎으로 제시되는 자료 존재 DRAM·HBM·NAND
TSMC 약 30.16배 자료원에 따라 차이 첨단 파운드리

TSMC의 PER은 2026년 9월 15일 기준 약 27로 제시됩니다. TSMC 최근 PER 확인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ER은 실적 기준과 데이터 제공처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 시장자료에서는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ER을 약 4배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선행 PER 관련 자료 

따라서 세 기업을 비교할 때는 반드시 최근 12개월 실적 기준인지, 향후 예상이익 기준인지를 통일해야 합니다.

5. TSMC의 PER이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사업 구조가 다릅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합니다. 따라서 순수 메모리 기업이나 순수 파운드리 기업과는 평가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DRAM과 HBM 등 메모리 사업 비중이 높습니다. AI 수요가 강할 때는 이익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지만, 메모리 가격과 공급 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TSMC는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합니다. 첨단 공정과 글로벌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 구조가 상대적으로 명확합니다.

둘째, 이익의 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습니다

PER은 현재 이익뿐 아니라 앞으로 그 이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반영합니다.

TSMC는 첨단 공정 기술력, 대형 고객사, 기술 진입장벽,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 등을 바탕으로 평가받습니다.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약 72% 수준으로 보도된 바 있습니다. TSMC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자료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수혜가 크더라도 메모리 가격과 공급·수요 사이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시장이 이익 변동성을 높게 평가한다면 PER이 낮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셋째, 시장별 할인 요인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ER이 TSMC보다 낮게 형성되는 데에는 사업 구조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한국 증시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
  • 주주환원 정책
  •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
  • 환율 변동
  • 지정학적 위험
  • 반도체 산업의 경기순환성
  • 기업별 정보 공개와 시장 신뢰

다만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PER 차이를 전부 설명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별 실적과 성장률, 수익성, 사업 구조를 함께 봐야 합니다.

6. PER을 볼 때 반드시 확인할 사항

PER이 낮다고 무조건 저평가라고 판단하기 전에 다음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 이익 증가가 일시적인가, 지속적인가?
  • 현재 이익이 업황 정점은 아닌가?
  • 같은 업종과 비교했는가?
  • 과거 평균 PER과 비교했는가?
  • TTM PER과 예상 PER을 구분했는가?
  • 영업현금흐름도 개선됐는가?
  • 금리와 경기 상황은 어떤가?
  •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가?
  • 메모리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 위험은 없는가?

또한 PER과 함께 EPS 증가율, 매출 성장률, 영업이익률, ROE, PBR, 영업현금흐름, 설비투자 규모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마무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익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이익 증가율이 더 높아져 PER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낮은 PER만으로 두 기업을 전통적인 가치주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반도체는 장기 성장성과 경기순환성을 동시에 가진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TSMC가 더 높은 PER을 받는 이유도 단순히 주가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지위, 기술력, 고객 기반, 이익의 안정성, 미래 성장성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PER은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결론 그 자체는 아닙니다. 현재 이익뿐 아니라 그 이익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