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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찬성표가 49개나 나왔는데 왜 통과가 안 됐다는 걸까요?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는 가상자산 시장 전체를 뒤흔들 만한 표결이 하나 열렸습니다. 이름하여 클래리티 법안, 정식 명칭으로는 CLARITY Act를 본회의에 올릴지 말지를 정하는 절차 표결이었습니다. 결과는 찬성 49표, 반대 50표. 법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려면 60표가 필요했는데,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흔들렸고, 코인베이스와 서클 같은 관련 상장사 주가도 하루 만에 10% 넘게 빠졌습니다. 1년 넘게 협상해온 법안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셈인데, 정작 클래리티 법안이 정확히 뭔지, 한국시간으로는 언제 표결이 열린 건지, 다음 기회는 있는 건지는 의외로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찬성 49표, 반대 50표. 60표 문턱에서 결국 무너졌습니다

 

클래리티 법안 한국시간으로는 언제였을까

미국 동부시간 저녁에 진행된 표결이다 보니, 한국시간으로는 하루 뒤인 9월 16일 오전에서 낮 시간대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국내 매체들도 대부분 16일 날짜로 이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런 시차 때문에 국내에서는 표결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는 반응보다 자고 일어나 보니 비트코인이 빠져 있었다는 반응이 더 많았습니다. 미국 상원 일정은 늘 현지시간 기준으로 발표되니, 앞으로 비슷한 이벤트를 챙기실 때는 대략 13시간을 더해 한국시간으로 환산해두면 편합니다.

 

60표 조건, 왜 하필 49대50으로 끝났나

미국 상원에서 법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올리려면 필리버스터를 끝내는 클로처 표결에서 60표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번 클래리티 법안은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이 조건을 채우지 못했는데, 표면적인 이유는 여야 이견이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더 복잡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발목을 잡은 건 트럼프 가문의 이해충돌 논란이었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대통령 본인이나 가족이 가상자산 사업으로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제한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 성격의 보상을 지급하도록 허용할지 여부도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커뮤니티은행협회는 스테이블코인에 리워드를 허용하면 최대 1조3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700조원이 넘는 예금이 은행권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법안을 126번 넘게 수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협상이 길었는데도, 결국 이 지점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게 이번 부결의 핵심입니다.

 

클래리티 법안이 정확히 뭐길래 이렇게 시끄러운가

클래리티 법안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가상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명확히 갈라서 어떤 기관이 감독할지 정하는 법입니다. 지금까지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이 애매하게 겹쳐 있어서, 같은 코인을 두고도 규제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어떤 토큰이 증권성 규제를 받고 어떤 토큰이 상품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규제가 가벼워지는지가 명확해지기 때문에, 거래소나 발행사 입장에서는 사업 계획을 세우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1년 넘게 이 법안 통과를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이미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인 지니어스 법안과 자주 비교되는데, 지니어스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하나만 다뤘다면 클래리티 법안은 가상자산 시장 구조 전체를 아우르는 훨씬 큰 그림의 법안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다음 표결은 언제, 통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이죠. 상원은 9월 중순부터 10월 초 사이에 예금 유출 문제나 이해충돌 조항을 다시 손봐서 절차 표결을 재시도할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연내 통과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11월 9일부터 의원들이 의회로 복귀해 연말까지 수정 협상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같은 달 중간선거가 겹치면서 이번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의 표결 기록이 그대로 선거 평가표에 올라간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실제 처리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정리하면 완전히 무산된 게 아니라 속도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60표라는 조건 자체가 크게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음 표결에서도 지금과 비슷한 쟁점을 얼마나 좁히느냐에 통과 확률이 달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진짜 이유

표결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크게 밀렸습니다. 일부 매체는 7만5000달러대까지, 원화 기준으로는 1억300만원대까지 후퇴했다고 전했습니다. 코인베이스와 서클 주가도 10% 넘게 빠지면서 국내 관련주까지 동반 하락했습니다.

 

다만 표결 부결만으로 이날 하락을 전부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FOMC 회의가 겹쳐 있었고, 금리 향방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이 약세를 보인 영향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비트멕스 공동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이번 부결 이후 오히려 비트코인은 클래리티 법안이 꼭 필요한 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법안 통과 여부보다 글로벌 유동성과 거시경제 여건이 앞으로의 가격 흐름을 더 크게 좌우할 거라고 봤습니다.

 

한국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미국 입법이 막히면서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안 그래도 속도가 더디던 국내 법안 제정이 미국 상황을 지켜보며 더 늦어질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본법 제정이 늦어지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규제 체계가 명확해져야 사업 결합 심사도 속도를 낼 수 있는데, 그 전제가 되는 법적 틀 자체가 안갯속에 놓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과 한국 모두 규제 명확성이라는 같은 숙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클래리티라는 이름 그대로 명확함을 만들려던 법이 오히려 시장에 불확실성만 남긴 채 다음 기회를 기다리게 된 모습입니다.

 

이 글은 클래리티 법안과 관련해 공개된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이며,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습니다.

 

지금 당장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다음 표결 일정과 통과 여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또 한 번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계속 지켜볼 만한 이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