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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 예금처럼 이자를 받는 상품 아닌가?”

채권투자를 처음 알아볼 때 가장 많이 생기는 의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채권에는 주식처럼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특히 뉴스에서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채권가격은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핵심은 아주 간단합니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기존 채권의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갑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미국 국채, 국내 국채, 채권 ETF를 볼 때도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1.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왜 반대로 움직일까?

채권을 하나의 ‘약속’이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채권이 있습니다.

  • 액면가: 1,000만 원
  • 연 이자: 3%
  • 매년 이자: 30만 원
  • 만기: 10년

이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이자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시장금리가 3%에서 5%로 상승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새로 발행되는 비슷한 위험의 채권에서 5%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기존에 3%의 이자를 주는 채권을 굳이 1,000만 원에 살 이유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기존 채권의 가격이 내려가야 새로운 투자자가 원하는 수익률에 가까워집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투자자 안내에서도 고정금리 채권의 시장금리와 가격은 일반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합니다.


2. 아주 쉬운 예로 이해해 보자

친구에게서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채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구분 기존 채권 새 채권
투자금 1,000만원 1,000만원
연 이자율 3% 5%
연 이자 30만원 50만원

같은 1,000만 원을 투자한다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연 5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새 채권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채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격을 낮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채권을 900만 원에 살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존 채권은 연 30만 원의 이자를 지급하므로 단순 계산상 투자금 대비 이자수익은 약 3.33%가 됩니다.

실제 채권의 수익률은 만기, 남은 이자 지급액, 매입가격 등을 함께 계산해야 하지만, 중요한 원리는 같습니다.

기존 채권의 가격이 내려가야 새로운 시장금리 수준에 맞는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3.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는 반대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기존 채권이 연 5%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데 시장금리가 3%로 내려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새로 발행되는 비슷한 채권은 3% 정도의 수익률을 제공하는데 기존 채권은 5%를 지급합니다.

그러면 기존 채권의 인기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채권을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사더라도 상대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 → 채권가격 하락

금리 하락 → 채권가격 상승

이라는 관계가 나타납니다.


4. 그런데 ‘채권금리’와 ‘표면금리’는 다르다

여기서 초보자가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채권에는 표면금리(쿠폰금리)가 있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수익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0만 원인 채권이 연 30만 원의 이자를 지급한다면 표면금리는 3%입니다.

그런데 이 채권을 시장에서 900만 원에 구매했다면 투자자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단순히 3%라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기에 받을 액면가와 현재 구매가격의 차이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채권을 볼 때는 단순히

“이 채권 이자가 몇 % 인가?”

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가격으로 구매했을 때 만기까지 어느 정도의 수익률이 되는가?”

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SEC도 채권의 가격, 액면가, 만기, 쿠폰금리, 만기수익률(YTM)을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5. 금리가 오르면 무조건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채권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최종적으로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도에 팔 것인지, 만기까지 보유할 것인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채권가격이 1,0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떨어졌다고 해보겠습니다.

현재 가격으로 팔면 평가손실 또는 매매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의 발행 조건과 신용상태에 문제가 없고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약정된 이자와 원금 상환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모든 채권에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발행자의 신용위험이나 채무불이행 위험 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6. 장기채가 금리에 더 민감한 이유

“그렇다면 모든 채권의 가격이 똑같이 움직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년 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과 20년 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장기채는 앞으로 훨씬 오랜 기간 동안 받을 현금흐름의 가치가 금리 변화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움직일 때 장기채의 가격이 더 크게 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측정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 듀레이션(Duration)입니다.

SEC 역시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금리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합니다.


7. 채권 ETF는 왜 가격이 계속 움직일까?

“나는 채권을 직접 산 게 아니라 채권 ETF를 샀는데 왜 가격이 떨어지지?”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채권 ETF 역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시장가격 변화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장기 국채 ETF라면 금리 변화에 따라 ETF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 = 원금이 항상 그대로 유지되는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채권도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변합니다.


8. 금리 외에도 채권투자에서 확인해야 할 것

채권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금리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① 기준금리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시장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② 물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향후 금리와 채권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변할 수 있습니다.

③ 경기

경기 상황과 성장률 전망도 금리와 채권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④ 신용위험

회사채라면 발행기업이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⑤ 환율

미국 국채처럼 외화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채권가격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변화도 원화 기준 투자성과에 영향을 줍니다.

⑥ 유동성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채권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가격으로 매매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채권투자의 주요 위험에는 금리위험뿐 아니라 신용위험, 인플레이션 위험, 유동성 위험 등이 포함됩니다.


9. 금리 상승이 내 재테크에 미치는 영향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개인 투자자에게도 중요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장기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경우
  • 장기채 ETF를 보유한 경우
  • 금리 변화에 민감한 채권형 상품을 보유한 경우
  • 달러로 투자하는 해외채권 상품을 보유한 경우

특히 해외채권은 채권가격 + 환율을 함께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장기국채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원화가 강세로 움직이면 원화 기준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원화까지 강세를 보인다면 원화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10. 채권투자 초보자가 기억해야 할 핵심

채권투자는 단순히 “이자를 받는 투자”라고만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기억할 것은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채권도 시장에서 가격이 움직입니다.

둘째,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존 고정금리 채권가격은 내려갑니다.

셋째,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기존 채권가격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넷째,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미국 국채 등 해외채권은 환율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채권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금리가 오를까, 내릴까?” 하나만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금리, 물가, 경기, 정책, 환율, 만기, 신용위험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채권 ETF에 투자한다면 단순히 “채권이니까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채권을 얼마나 오래 보유하는 ETF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줄 정리

채권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의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가격은 일반적으로 하락한다.

 

이 원리 하나만 제대로 이해해도 앞으로 미국 국채금리, 장기채 ETF, 채권형 펀드를 볼 때 훨씬 쉽게 시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